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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수출주도 아닌 소득주도형 성장으로 바꿔야”우니 히로유키 교토대 교수, 인천대서 ‘소득주도형 성장론’ 강연
김강현 기자  |  isisapres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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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3호] 승인 2017.10.12  09:5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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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니 히로유키 교토대 교수의 ‘소득주도형 성장론의 좌파적 재구성’을 주제로 한 강연이 11일 인천대학교에서 열렸다.

인천대학교 사회적경제연구센터와 정의당 이정미 국회의원실이 공동주최한 우니 히로유키 교토대학교 교수의 ‘소득주도형 성장론의 좌파적 재구성’이라는 제목의 강연이 11일 인천대학교에서 열렸다.

강연은 대기업 중심의 수출주도형 성장체제의 문제점과 일본 사례 분석을 중심 내용으로 다뤘으며, 양준호 인천대학교 교수의 통역으로 진행됐다.

강연에 앞서 양준호 교수는 “문재인정부가 소득주도형 성장을 내걸고 있는데, 전문가들이 볼 때는 아직 불확실하다. 이를 조금 더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며 “인천시민과 인천대 학생들을 위해 이 자리를 준비했다. 이 강연에 도움을 준 정의당과 이정미 대표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이날 강연에는 이정미 의원 보좌관과 김응호 정의당 인천시당 위원장,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와 신용협동조합 인천지부 관계자, 인천대 학생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아래는 우니 교수의 강연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 우니 히로유키 교토대 교수.
“수출주도형 성장, 지속가능 형태로 갈 수 없어”

일본은 세계적인 경제 대국이다. 1980년대 수출주도형 성장의 전형적인 나라였다. 하지만 경제 불황이 이어지자 몇 년 전부터 내수주도형 성장으로 바꾸려하는데, 굉장히 힘들다. 수출주도형 성장을 내수주도형 성장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많은 과제가 있다. 일본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자한다.

우선 무역상품을 중간재와 최종재로 구분해서 보자. 중간재는 부품ㆍ원료ㆍ원재료ㆍ기계 등을 말한다. 최종재는 소비나 투자에 직접적으로 쓰이는 TV나 자동차 등이다. 중국ㆍ대만ㆍ한국 등의 중간재 수출은 현대에 들어서 급성장하고 있다. 중간재 수입도 수출에 비슷하게 증가하고 있다.

무역 불균형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은 최종재이다. 최종재의 수출과 수입이 갭(gab=격차)을 보이며 불균형을 나타낸다. 이와 같은 무역 불균형을 동반하는 것이 수출주도형 성장의 본질적 특징이자 한계라고 볼 수 있다.

수출주도형 성장의 단점은 정부가 정책적으로, 자본이 전략적으로 임금을 억제하는 것과 환률 통화가치가 낮아지는 것 등이다. 구매력이 낮아지고 수입가격이 높아지니 결과적으로 수입의 총액수가 늘어나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것이 대표적 단점인데, 수출주도형 성장이라고 해서 완전히 나쁜 것은 아니다. 우리는 중립적으로 봐야한다. 수출주도형 전략을 채택하면 산업구조 고도화 효과는 분명히 있다.

일본 무역의 경우, 1995년에는 섬유산업이 가장 큰 흑자를 냈는데, 2010년엔 전자기기산업이 가장 큰 흑자를 냈다. 15년 만에 무역흑자를 가장 많이 보는 산업이 바뀐 것이다. 이는 산업구조의 고도화를 보여주는 것이다. 수출주도형 성장이 되면 산업구조가 고도화된다는 게 나의 중립적인 생각이다.

하나의 단위생산물을 만드는 데 드는 돈을 단일노동비용이라 한다. 이 단일노동비용은 환율과 임금에 따라 달라지며, 수출상품의 노동생산성에 의해 결정된다. 결과적으로 단위노동비용을 끌어내리려면 통화가치를 낮춰야한다.

그렇게 해서 수출가격이 올라가면 국내 생산이나 고용이 늘어난다고 보는 게 ‘규모의 경제학’이라고 불리는 우파 경제학이다. 실제로 한때 동북아시아가 잘나가던 시기엔 수출주도형으로 경제성장이 이뤄졌다.

그러나 수출주도형 성장은 좋지 않은 부분이 더 많다. 우선, 생산력 증대는 노동자들이 노력해서 이뤄진다. 하지만 노동자들의 생산력 증대를 위한 노력의 성과는 국내에 머물지 않고 무역 상대국으로 흘러가 버린다.

또, 임금을 억제하면 구매력이 감소하는 치명적 결과를 초래한다. 아울러 상대 무역국에 적자가 누적된다. 예를 들어 동아시아와 미국 간 무역에서 미국의 무역적자가 늘어나고 있다.

   
▲ 통역을 맡은 양준호 인천대 교수.
“소비주도형으로 가기 위해 세 가지 수정해야”

모든 것들을 종합해서 볼 때, 수출주도형 성장은 지속가능 형태로 갈 수 없다. 그렇다면 소비주도형, 내수주도형으로 가야한다는 것이 나의 결론인데, 이걸 위해서는 세 가지 부분을 수정해야한다.

우선, 환율의 과소평가를 그만해야한다. 또, 수출재 부분만 생산성이 좋으면 된다는 산업정책도 접어야한다. 수출재뿐만 아니라 소비재ㆍ투자재의 생산성도 높이는 정책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노동생산성이 늘어난 만큼 임금을 올려야한다. 이 세 가지 요인을 수정해야하지만, 각국의 상황을 보면 쉽지 않다.

첫 번째 문제는 통화가치 내리기 경쟁인데, 이걸 각 국이 절제하고 자제할 필요가 있다. 하나가 내리면 같이 다운(down)된다. 통화가치를 내려 수출경쟁력을 높이려하는 건 옛날 얘기다. 지금 통용될 수 없는 정책이다. 이것을 ‘죄수의 딜레마 게임’으로도 설명할 수 있다. 자기 자신만 이윤을 극대화하려한다면 전체적으로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와 같은 양상이 벌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 국가 간 협의가 필요하다. 개별적이고 파편화된 형태가 아니라, 서로 협의하고 사전에 조정하는 커뮤니케이션 중심의 환율조정이 중요하다.

하지만 이런 부분은 쉽지 않다. 예를 들어 일본은 지금 ‘아베노믹스’라고 하면서 자기들만의 경제정책을 펼치고 있다. 한때 일본 엔화가치가 떨어졌던 적이 있다. 예전엔 엔화가치가 떨어지면 달러 중심의 수출가격이 같이 떨어져 선순환 효과가 있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2013년 아베정부 출범 이후 일본 기업들이 행동을 바꾼다. 엔화가치가 떨어져도 엔화 베이스의 상품가격을 올려버린다. 일본에서 파는 가격을 올린만큼 일본 기업들은 부가가치가 많이 챙긴다. 그렇게 수출로 손해 보는 부분을 상쇄한다.

또, 임금 교섭 시스템의 문제도 있다. 일본은 유럽 등과 달리 임금을 산업별로 조정하는 게 아니라 개별 기업별로 하고, 비정규직화가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다. 비정규직화 되면서 노동조합 조직률은 더 떨어지게 돼, 정규직 중심의 노동운동이 나타나고 있다.

비정규직도 노조를 조직해야한다. 모든 산업에서 비정규직을 조직하고 조합원수를 늘리면 수출주도형 성장을 소득주도형 성장으로 바꾸고, 정치적 발언권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소득주도형 성장으로 가기 위해 생산성을 올리는 건 좋다. 하지만 어떻게 올리는지가 가장 중요하다. 방법론에 대해선 경영자 쪽과 노동자 쪽이 서로 다르다. 그래서 생산성을 어떻게 올리는지, 소득을 어떻게 배분하는지에 대해 노조와 경영자가 타협해야할 필요가 있다.

일본의 사례를 고려했을 때도 내수주도형 소득주도 성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관계자들 사이에 심도 깊은 합의인데, 노조와 경영자뿐만이 아니라 정부도 적극 관여하는 합의가 굉장히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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