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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 도시농업, 푸드뱅크 기부는 기본이고 자원봉사는 필수[기획취재] 지속가능한 도시, 도시농업 활성화 방안 6. 시애틀의 P-pacth 운동과 미국의 커뮤니티가든
김갑봉 기자  |  weminpres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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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6호] 승인 2017.08.07  13:4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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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장에서 시작한 시애틀의 지역공동체 운동

[기획취재] 지속가능한 도시, 도시농업 활성화 방안

1. 도시농부 160만명, 도시농업 현황과 과제
2. 텃밭을 넘어 확장하는 도시농업의 새로운 영역
3. 도시농업으로 다가가는 지속가능발전 도시
4. 도시의 새로운 패러다임, 공동체텃밭ㆍ도시농업공원
5. 도시농업으로 도시 재생, 샌프란시스코와 벤쿠버의 도시농업 현황
6. 시애틀의 P-pacth 운동과 미국의 커뮤니티가든
7. 시애틀 P-pacth 프로그램을 통한 도시 발전전략
8. 시민참여와 공헌, 샌프란시스코와 시애틀의 교훈
9.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인천의 도시농업
시애틀은 미국 워싱턴 주 킹 카운티(=한국 시ㆍ군ㆍ구에 해당) 청사 소재지로 미국 태평양 북서부와 워싱턴 주에서 가장 큰 도시다. 킹 카운티의 킹은 인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이름에서 따왔다.

시애틀 인구는 약 70만명으로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광역도시권 인구는 약 360만명이다. 시애틀은 항공사 보잉을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ㆍ아마존ㆍ스타벅스 등, 세계적 기업의 탄생지로 유명하다.

시애틀은 미국에서 도시농업 커뮤니티가든(Community Garden, 도시텃밭)이 가장 발전한 도시로도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시애틀의 커뮤니티가든은 ‘피-패치(P-patch)’라는 고유명사를 사용하고 있다.

시애틀 최초의 피-패치는 1973년에 만들어진 피카르도 팜 피-패치(Picardo Farm P-patch)다. 피-패치 일대에서 넓은 농장을 운영하던 피카르도 농장주가 농장 일부를 워싱턴대학 농업학과 학생들을 위한 실습장소로 제공한 데서 비롯했다.

학생들이 실습을 마친 후에 수확한 농작물을 지역의 어려운 이웃들과 나누기 시작하면서 시애틀 특유의 ‘공동체텃밭 만들기 운동(피-패치 운동)’이 시작된 것이다.

농장 운영이 어려워진 시기에 이 지역 초등학생들이 어려운 이웃을 돕는 프로그램을 제안하자, 피카르도 농장은 토지를 무상으로 빌려줬다. 그렇게 먹거리를 재배하기 시작했고, 푸겟소비자협동조합의 지원으로 시애틀 최초의 커뮤니티가든이 탄생했다.

하지만 토지세 부담으로 매각 상황에 몰려 위기를 맞았다. 그러자 시의회가 공동체텃밭 실험을 위해 토지 임대를 승인하고, 시애틀시 공원휴양국(Parks and Recreation)과 청소년국의 감독 아래 분양텃밭 195개와 청소년텃밭 14개를 조성했다.

그 뒤 팜 피-패치(Picardo Farm P-patch)의 성공적인 사례가 확산되자, 시애틀시 인적자원국(Department of Human Resources)이 유기농 공동체텃밭 프로그램을 시의 업무로 수용해 텃밭 활성화를 지원했다.

시애틀 도시농업은 피카르도 농장의 P와 자투리땅(patch)으로 대상지를 넓힌다는 의미로 피-패치(P-patch)가 됐다. 시애틀시의 마을 만들기 사업을 총괄하는 마을공동체국(Department of Neighborhood)이 1990년 신설됨에 따라 현재는 마을공동체국 피-패치 담당부서가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피-패치에서 푸드뱅크 기부는 기본이고 자원봉사는 필수

   
▲ 시애틀 피카르도 팜 피-패치에서 도시농업을 체험 중인 아이들.
피카르도 팜 피-패치는 현재 시애틀 피-패치 중 역사가 가장 오래됐으며, 규모는 두 번째로 크다. 1972년 시작한 피카르도 팜 피-패치의 면적은 약 9100㎡로 구획은 281개이며, 남쪽과 북쪽으로 구분해 관리하고 있다. 구획 1개는 9.3㎡로, 참여자들은 필요에 따라 1~4개를 분양받아 사용할 수 있다.

텃밭 참여를 원하는 시민들이 신청하면 시에서 차례가 됐을 때 연락한다. 시애틀시는 피-패치 대기자를 관리하고, 피-패치 운영규정을 정하며, 참가비를 받아 수도시설을 제공한다. 또한 퇴비와 멀칭 재료 등을 제공하고, 초보자를 위해 정기적으로 농사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텃밭 운영은 전적으로 참여한 시민들에게 맡긴다. 피카르도 피-패치의 경우 리더 4명이 전체적인 텃밭 운영을 논의하고 결정한다. 4명 중 2명은 텃밭, 1명은 푸드뱅크, 1명은 어린이텃밭을 맡고 있다.

피-패치 내 기부텃밭에서 나오는 모든 농작물들은 푸드뱅크를 통해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된다. 아울러 시민들도 개인텃밭에서 수확한 농작물을 자율적으로 푸드뱅크에 기부하고 있다.

피카르도 팜 피-패치엔 푸드뱅크를 위한 시설이 따로 마련돼있어 수확한 농작물을 세척해 정리하고, 무게를 재서 기록한 뒤 농작물을 박스에 담아 보관할 수 있다. 기부텃밭이나 개인텃밭에서 수확한 농작물을 누구나 쉽게 기부할 수 있게 한 것이다.

텃밭 창고나 화장실, 어린이텃밭 등은 마을공동체기금을 받아 설치하는데 이때 텃밭 자체 기금과 매칭해 반영한다.

피카르도 피-패치는 시애틀에서 유일하게 퇴비화장실(Compost Toilet)을 보유하고 있다. 빈 공간을 활용한 작은 과수원도 있으며, 최근에 조성한 어린이텃밭에선 아이들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자원봉사로 매니저를 맡고 있는 올슨 여사(Mrs. Olson)는 “텃밭 참여자들은 1년에 8시간 자원봉사를 해야 하는데, 공동으로 사용하는 통로를 청소하거나 퇴비를 만들고 기부텃밭을 가꾸는 등, 자유롭게 하면 된다. 직접 자원봉사 내용과 시간을 적을 수 있는 장부가 있다”고 설명했다.

8시간 자원봉사는 참여자들의 필수사항이다. 텃밭 리더들이 활동 내용을 정리해 시에 보고하면, 시가 모든 정보를 관리한다. 자원봉사 목록이 작성되면 시민들의 자발적인 자원봉사 신청으로 텃밭이 관리된다. 매니저들은 워크파티(Work Party, 공동작업) 날을 정해 자원봉사자들이 할 일을 나눈다.

피카르도 팜 피-패치는 기금 마련을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한다. 과수원에서 수확한 열매로 잼을 만들어 팔고, 양봉장에서 생산한 꿀을 팔기도 하며, 바자회를 열기도 한다. 마련한 기금을 시애틀시에 기금으로 맡겨두고 필요할 때마다 요청해 사용하고 있다.

기금 수입ㆍ지출 내역은 모두 공적으로 관리된다. 텃밭 참여자들이 내는 사용료는 시에 토지 사용료로 내는 돈이라, 텃밭 운영에 필요한 자금은 이벤트를 열어 따로 조성하고 있다.

이사 할 때마다 흙 가지고 간 인터베이 피-패치

   
▲ 시애틀 피카르도 팜 피-패치. 장애인도 경작할 수 있게 조성했다.
시애틀 인터베이 피-패치는 바다를 매립한 인터베이지역에 있다. 인터베이 피-패치는 약 4000㎡ 규모로, 구획은 132개로 돼있다. 1974년 조성된 이후 두 번에 걸친 이사로 1997년부터 현재 자리에 위치하게 됐다.

인터베이 피-패치는 골프장 설치 계획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바 있는데 참여자들이 1에이커 청원운동으로 지킨 곳이다. 텃밭을 보장해달라는 시민들의 청원을 시의회가 수용했다.

골프장이 들어선다고 해서 1992년에 처음 이사를 했는데, 다시 골프장 위치가 바뀌면서 1997년에 다시 이사를 했다. 흥미로운 점은 텃밭을 옮길 때 참여자들이 경작토를 함께 가지고 이사를 했다는 점이다. 참여자들이 텃밭의 가장 중요한 과제로 삼았던 토양 개선의 노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인터베이 피-패치는 다양한 전시품과 건축물들을 대부분 재활용과 기부로 만들었다. 재능기부로 건축한 농기구 창고는 광장에 위치한 키오스크에 빗물을 모을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텃밭은 모두 4개 구역으로 나뉘어 있고, 구역마다 리더를 뽑는다. 또한 양봉ㆍ회계ㆍ연락ㆍ시설ㆍ홍보ㆍ이웃관계ㆍ교육ㆍ퇴비ㆍ푸드뱅크 등, 분야마다 리더가 있어 월 1회 회의를 열어 텃밭 운영을 논의한다.

창고와 쉼터로 구성돼있는 중앙광장은 모임장소로 활용된다. 금요일마다 ‘음식나누기 파티’(Potlucks, 음식을 가져와 나눠먹는 모임)가 열리고, 토요일에는 ‘퇴비모임’(Compost socials, 일하고 함께 놀며 점심 먹기)이 진행된다.

이밖에도 하지에 열리는 하지파티, 독립기념일 파티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지난 9.11참사 때는 시애틀지역 모임 때 헌화된 장미를 모아 퇴비를 만들어 뉴욕의 커뮤니티가든에 기부하기도 했다.

평생 농사를 짓다가 20년 전부터 도시농부로 일하고 있다는 인터베이 피-패치의 리더 레이 슈트(Ray Schutte)씨는 “다양한 사람들이 즐겁게 모이는 것이 중요하다. 리더들은 주로 친목과 소통을 위해 다양한 고민을 한다. 다양하게 열리는 파티도 그런 취지에서 만들었다”고 말했다.

인터베이 피-패치의 기부텃밭은 시애틀 내 다른 텃밭보다 규모가 크고, 비교적 잘 관리되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설치한 작은 퇴비 통이 여러 곳에 있고, 규모가 큰 공동퇴비간은 따로 설치돼있으며, 텃밭 사이마다 부산물을 처리하는 퇴비간이 따로 있다.

양봉장은 울타리를 둘러 관리하고 있었고, 텃밭 가운데는 장애인도 경작이 가능한 텃밭을 조성해 놓았다.

먹거리 생산에서 도시공동체 운동으로 발전

   
▲ 인터베이 피-패치의 리더 레이 슈트씨.
시애틀 피-패치는 미국 커뮤니티가든 운동과 맥을 같이하는데,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에 발달한 커뮤니티가든의 전신은 대부분의 경우 식량위기에 대응한 ‘먹거리 생산형 도시농업’에서 시작한 경우가 많다.

쿠바의 도시농업도 그랬고, 미국이나 영국의 도시텃밭도 1ㆍ2차 세계대전 승리정원과 같은 먹거리 생산운동에서 시작했다.

현재 형태의 커뮤니티가든은 미국과 캐나다의 공동체운동과 결합해 새로운 형태로 등장한 도시텃밭이다. 먹거리 생산 기능 외에도 신선한 채소 공급, 일자리 창출, 안전한 먹거리 확보, 공동체운동, 정원기능 등 다양한 목표를 가지고 있다.

미국의 도시농업은 지역사회 내 건강한 식품을 제공하기 위해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지역의 사회적ㆍ경제적 문제를 해결하는 도시공동체운동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대도시 뉴욕시만 보더라도 맨해튼지구에는 소규모 커뮤니티가든만 600여개가 조성돼있어 시민들이 활발하게 도시텃밭을 가꾸며 기부도 하고 여가를 즐기며 도시공동체를 일구고 있다.

※이 기획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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