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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제대로 된’ 지역 경제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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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9호] 승인 2017.06.19  14:4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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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준호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
딱 1년 후면 지방선거다. 지방선거에 출마하고자 하는 이들은 이제부터 슬슬 유권자의 표심을 흔들 정책 마련에 착수할 것이리라.

그런데, 지난번 지방선거 때 내놓은 지역 정책공약을 보면, 진보적이기는커녕 개혁적인 정책도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예를 들어 인천시장 후보 한 사람의 경제정책을 보면, 20조원 투자유치로 일자리 30만개 창출을 이뤄내겠다고 했다. 정치권에서 충분히 제기할 수 있는 공약이지만, 어떠한 투자를 유치해야만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의 고민은 결여돼있다.

투자유치 대상이 모회사인지 자회사인지를 구분하지 않으면, 지적재산권 사용료 등의 명분으로 인천에서 대접받으며 벌어들인 돈을 그들 모회사로 그대로 이전함으로써 인천에 재투자를 하거나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는 돈도 권한도 없는 외부 자회사들만 인천의 혈세를 좀먹게 된다.

일본 오키나와가 금융자유구역을 만들어 국내외 금융기관 유치에 목숨을 걸었으나 정작 지역경제에 낙수효과를 일으킬만한 주체는 입주하지 않고 백오피스 등의 자회사들만 유치돼 결국 아무런 고용효과도 내지 못한 점을 유념해야한다. 부동산 투기판으로 전락되고 있는 인천경제자유구역 역시 이와 마찬가지이지 않은가. 그래서 내년엔 투자유치의 ‘동굴의 우상’에서 벗어나 지역에 투자하고 고용을 창출할 수 있는, 또 이를 지향하는 지역기업에 대한 다양한 지원정책을 내놓아야 한다.

나아가 지난 지방선거 때 제시된 지역경제의 또 다른 한 축인 수요를 진작하기 위한 정책을 회고해보면, 보육ㆍ일자리ㆍ교육을 나눠 서로 소비하게 해 지역경제의 내수를 진작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사실 위에서 언급한 투자 역시 수요에 의해 기인하는 것으로, 인천 지역경제의 또 다른 한 축으로 수요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은 바람직하다. 진일보한 문제의식이다.

그러나 무엇을 어떻게 해서 위의 내수요인들과 지역경제 간 상관관계를 강화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의식은 구체화돼있지 않았다. 지역경제의 성장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지역의 총 실질소비수요의 안정화가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 노동자들의 임금과 고용, 그리고 물가를 지역 차원에서 안정화하는 것이 불가결하다.

그저 비정규직 수를 줄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들의 임금과 고용이 경기변동에 상관없이 안정된 형태로 유지돼야만 위에서 언급한 투자, 즉 경기에 상당히 탄력적으로 움직이는 거시경제 변수의 불안정성을 상쇄할 수 있다. 이같이 투자와 소비 간 보완관계가 작동되게 하는 것, 이는 지역경제의 꾸준한 성장을 담보하는 요인임을 인식하고 이러한 선순환 구조를 위한 정책을 기획해야할 것이다.

인천엔 지역을 위한 경제정책도 산업정책도 보이지 않는다. 경제자유구역만 살리면 지역경제도 살아난다고 인식하는, 이른바 ‘경제자유구역 만능론’이 판을 치고 있다. 지역 내 산업파급효과, 고용효과, 기술이전효과도 없는 경제자유구역을 이대로 방치해서 되겠는가. 지역경제는 외부자본 유치로 살아나지 않는다. 지역 내 자금을 지역에 재투자하고, 지역 내 산업연관효과를 강화하며, 지역 내 실질 소비수요를 안정화하는 정책, 이것이 바로 ‘순환형 지역경제’를 담보하는 제대로 된 정책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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