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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일자리 창출과 안정화는 공공부문 정상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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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9호] 승인 2017.06.19  14:4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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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영일 인하대 명예교수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이후 많은 국민이 행복한 것 같다. 나라다운 나라에 대한 기대와 믿음 때문일 것이다. 이제부터 과제는 ‘헬조선’ 현상의 근본 원인인 극심한 사회경제적 불평등과 만성적 경기침체에서 벗어나는 일이다.

1980년대 이후 경제원론 교과서는 말한다. 가계는 소득 중 일부를 은행에 저축하고, 기업은 그 돈을 대출받아 사업을 꾸린다. 기업은 번 돈을 재투자하고 고용을 확대해 가계에 소득을 안겨주고, 소비지출이 늘어나면 기업은 다시 사업을 확대해 국민경제가 선순환으로 성장하고 국민 모두 잘 살게 된다고.

현실과 너무 동떨어진 거짓이다. 가계는 저축은커녕 빚만 잔뜩 지고 재벌기업은 벌어들인 돈을 잔뜩 쌓아둔 채 투자도 고용도 하지 않는다. 오히려 커진 자금력을 동원한 온갖 불법과 편법으로 비용을 사회화하고 이익만 챙겨, 경제가 동맥경화증에 걸려 있다.

그럼에도 언론과 학계는 당위적 논리에 사로잡혀 기업이 잘되면 일자리도 생기고 모두 잘살 것이라는 거짓을 전파해왔다. 정부도 자본의 구미에 맞춰 비용을 덜어주고 세금을 줄여주고 규제를 풀어주는 친기업정책으로 일관해왔다. 그 결과가 극심한 사회경제적 불균형과 성장잠재력의 쇠퇴로 인한 헬조선 현상이다.

이제 현실적인 경제패러다임으로 전환해야한다. ‘일자리는 시장에서 기업이 창출한다’는 환상에서 깨어나야 한다. 지금까지 경제 운영에서 배제시켜온 노동을 파트너로 받아들여 노동의 교섭력을 강화하고 불공정이 만연된 노동시장을 바로잡아야한다. 일자리를 늘리고 노동환경을 개선해야한다.

그 실마리를 공공부문 일자리를 확충하는 데서 찾아야한다. 2015년 한국의 공공부문 일자리는 OECD 평균(2013년 21.3%)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8.9%에 불과하다. 사회복지서비스 전반이 태부족인 복지후진국 한국의 실상이다. 더구나 그것마저도 이익추구가 목적인 민간에 위탁하고 있다. 정부가 종사자의 임금은 물론 운영비를 지원하고 있는 사립학교, 각종 민간 의료ㆍ보육ㆍ요양시설 등이 그 사례다. 이 기관들을 민간에 맡길 하등의 이유가 없다. 정부나 공공기관이 운영해야한다. 이를 정상화하면 부정부패의 원천인 이권추구기회를 없애고, 재정부담도 줄이고, 서비스의 질도 향상시키는 일조삼석의 효과를 얻는다.

동시에 공공부문의 정상화는 더 이상 지속될 수 없을 정도로 불공정과 부정의가 만연한 노동시장의 개혁을 견인해낼 것이다. 공공부문부터 파견ㆍ용역ㆍ민간위탁을 통한 노동의 외주화나 간접고용을 원천적으로 금지해야한다. 일자리 안정뿐만 아니라 3시간에 한 명씩 죽어가고 5분에 한 명씩 다치는 노동자를 보호할 수 있다. 직무의 난이도와 위험도, 성격에 따라 임금수준을 결정하는 합리적인 임금체계로 바꿔야한다.

이런 맥락에서 ‘일자리 추경’은 노동시장 개혁의 시발점으로 활용할 수 있는 단기 해법의 하나다. 추경을 반대하는 야당은 이명박ㆍ박근혜 정부의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야한다. 우리는 세계에 민주주의가 무엇이며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보여줬다. 이제 촛불역량을 결집해 사람중심ㆍ노동중심의 경제시스템을 정착시켜 민주ㆍ정의ㆍ평화의 현대복지국가를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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