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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래포구 어시장 화재 대책 마련, 석 달째 표류남동구와 한국자산관리공사 핑퐁게임?
김영숙 기자  |  today01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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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9호] 승인 2017.06.19  13:4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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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래포구 어시장(인천 남동구 논현동) 화재 발생 이후 대책 마련이 석 달째 표류하고 있다. 대책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관련 당사자들의 이해가 상충해 ‘갑론을박’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최근 몇 년간 같은 요인으로 화재 발생

   
▲ 지난 3월 18일 불에 탄 소래포구 어시장 일부 모습.
지난 3월 18일 새벽 1시께 소래포구 어시장에서 불이 나 2시간 반 만에 진화됐다. 영업이 끝난 시간이라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좌판 244개와 점포 15곳, 기타 시설 9곳이 불에 탔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ㆍ한국전기안전공사 등과 현장 감식을 세 차례 한 뒤 화재 원인을 전기누전으로 판단했다. 피해액은 소방서 추산 6억 5000만원으로 잠정 집계했다.

화재로 큰 피해를 입은 상인들은 무허가ㆍ무등록 상태로 영업했기에 피해보상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 무허가 점포라 화재보험도 들지 못했기 때문이다. 소래포구 어시장 일대 점포들은 철근과 비닐천막 등으로 만든 가건물로 건축허가를 받지 못한 상태였다.

소래포구 어시장에선 2010년 1월과 2013년 2월에도 같은 요인으로 화재가 발생했다. 중소기업청은 2014년 4월에 소래포구 어시장의 화재 위험성을 점검해 ‘어시장 내 각종 점포에 설치된 낡은 전선이 직사광선에 그대로 노출된 채 어지럽게 얽혀있어 합선이나 누전이 예상된다’며 전기시설 개ㆍ보수의 시급성을 지적했다.

남동구는 배진교 전 구청장 재임 때인 2013년 말 어시장 일대의 개발제한구역을 해제하고 국유지를 매입해 현대화 사업을 추진하려했다. 이를 위해 어시장 상인들의 동의를 얻어 개발제한구역 해제를 위한 도시관리계획 입안을 신청하는 등, 관련 행정절차를 진행했다.

그런데 장석현 현 구청장 2014년 7월 취임과 함께 ‘국가 어항 지정’을 위한 사업에 착수했다. 국가 어항 지정 사업은 어민들의 어업활동을 돕기 위해 어항을 정비하고 선박을 관리하기 위한 정비시설을 갖추는 사업이라 어시장과는 별개라 할 수 있다. 소래포구에는 상인회가 4개 있는데 한 상인회 관계자는 “2013년에 현대화 사업이 중단 없이 추진됐다면 이번 화재 사고도 없었을 것이다”라고 한탄했다.

반면, 남동구 해당 부서 공무원은 “현대화 사업을 하려면 개발제한구역을 해제해야한다. 심의하는 과정에서 소래포구가 2014년 말에 예비 국가 어항 대상으로 선정됐다. 국가 어항에 현대화 사업이 포함돼 중단했던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1970년대 자연발생적으로 형성된 소래포구 어시장, 국가 어항으로 지정돼

소래포구 어시장 화재 사건 후 상인들을 동정하는 여론과 더불어 곱지 않은 시선도 상당했다. 상인들을 향한 인터넷 악성 댓글이 도를 넘기도 했다. 대부분 바가지요금과 무허가ㆍ불법 영업을 비난하는 글이었다.

하지만 불법 좌판 상행위를 비난하는 것은 현실을 감안하지 않았다는 의견도 있었다. 국유지로 개발제한구역인 소래포구 어시장은 1970년대부터 포구 일대에 젓갈 판매상과 수산물 상인들이 하나둘 좌판을 깔면서 자생적으로 생겨나 지금까지 이어졌다. 현행 법률에 의한 적법성을 따지기 전에 형성됐기에, 일반적 불법행위와 구분해야할 특수성을 띠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판적 시선을 의식한 상인들은 화재가 난 곳에서 영업을 재개한 다음날인 4월 20일 ‘자정 결의대회’를 열었다. 상인들은 불량 수산물 판매를 비롯해 수산물 무게와 가격 눈속임, 원산지 조작, 좌판상점(고정식) 전매 등을 금지하기로 결의했다. 소래포구 어시장 상인번영회 등, 상인회 4개와 소래어촌계로 구성된 소래포구발전협의회는 수시로 금지행위 단속 등을 벌이기로 했다.

고성애 소래포구화재대책위원장은 “일부 상인의 몰지각한 행위로 전체 상인이 매도당했다. 그러나 상인의 한 사람으로 죄송하다”고 말했다. ‘좌판 상인들이 상당한 재력가라는 소문이 돌고 화재 후에도 비판적 시선이 많다’고 하자, 그는 “새벽에 나와서 밤 12시까지 50년 넘게 일한 사람이 대다수다. 우리가 외제차를 끌고 다닌다는 소문이 있던데, 그런 사람이 한 명 있을까 말까 하는데 전체를 말하는 건 옳지 않다”고 하소연했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4월 2일 소래포구를 국가 어항으로 지정했다. 국비 약 654억원을 투자해 선박 접안시설 등을 정비하고 위판장과 어구보관장 등의 어항기능시설을 보완할 예정이다. 또한 관광객의 이용 편의를 위한 공원시설과 화장실 등을 설치할 계획이다. 예비타당성 조사를 실시한 후 2021년에 착공할 예정이다. 예비 국가 어항 대상으로 선정됐을 때는 제외됐던 어시장도 화재 사고 이후 정비 대상에 포함됐다.

‘한 달 안에 영업 재개’ 약속, 세 달이 넘도록 흐지부지

   
▲ 3월 18일 화재가 났던 소래포구 어시장 부지에 파라솔을 펴고 장사하던 상인들이 물과 전기가 공급되지 않자 직접 배수로를 만들고 가설건축물을 세우려했고, 이를 남동구가 막았다.
지난 3월 18일 오후, 대통령 후보로서 소래포구 어시장 화재 현장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은 당시 “무엇보다 상인들이 이른 시일 안에 장사할 수 있게 복구에 협조하겠다”고 약속했다. 황교안 전 대통령 권한대행도 장석현 구청장과 어시장을 방문해 “관계부처와 인천시 등과 긴밀히 협조해 복구에 최선을 다하고, 상인들의 생계를 위해 지원 방안을 다각적으로 강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달 안에 복구가 될 것으로 예상했던 상인들은 이렇다 할 진척 없이 영업 재개가 늦어지자 남동구에 영업 허가를 요청했다.

그런데 인천시와 남동구는 어시장 일대의 개발제한구역 해제와 현대식 건축물 건립을 추진하고 있었다. 상인들은 인천시와 남동구의 계획대로라면 영업 재개가 최소 1년 넘게 걸릴 것으로 보고 가건물에서라도 장사를 할 수 있게 해달라고 남동구에 요청했다.

그러나 남동구는 화재 예방을 위해서 안 되고, ‘불법’ 영업을 더는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대신 기존 불법 좌판상점(고정식) 대신 이동식 임시좌판만 허용하기로 했다. 이에 상인들은 화재가 난 지 34일 만에 파라솔과 수조를 설치하고 영업을 재개했다. 그러나 영업에 필요한 바닷물과 전기가 공급되지 않아 큰 불편을 겪었다.

장석현 구청장은 4월 14일 기자간담회에서 화재가 난 어시장 좌판을 원상복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한 예전 부지에 전기와 물 공급을 금지하고, 비위생ㆍ불친절ㆍ호객 등 부정적인 이미지를 정리한다고도 했다. 화재가 발생하지 않은 불법 좌판도 점진적으로 정리하겠다고 덧붙였다.

소래포구 어시장 부지는 국유지다. 기획재정부가 2013년부터 한국자산관리공사(이하 캠코)에 관리권을 위임했다. 그 때부터 상인들은 캠코와 임대차 계약을 맺고 연간 200여만원의 임차료를 지급했다.

상인들은 최소한 캠코와 맺은 임대차 계약기간(12월 말 만료)에는 장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4월 20일부터 화재가 발생한 부지에서 불에 탄 좌판 244곳 중 210곳이 파라솔을 펴고 장사를 시작했다. 이에 남동구는 캠코와 계약을 맺은 기간까지는 파라솔 형태의 영업을 제재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파라솔이 아닌 천막 설치나 전기와 물 공급은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고성애 위원장은 “파라솔이 넘어져 상인과 손님이 다친 적이 있다. 전기 공급이 안 돼 해가 지면 장사를 할 수 없다”고 한 뒤 “해수 사용료를 좌판 당 20만원에서 많게는 50만원까지 구청에 냈다. 임차료와 사용료를 내면서 장사를 해왔는데 불법이라고만 한다. 물론 합법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장사를 해 전국적으로 알려지면서 남동구 경제를 살리는 데도 일조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소래포구 어시장 화재 피해 상인들은 지난 6월 2일 남동구청 앞에서 천막 형태의 좌판 설치 허락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500여명이 참가했다. 상인들은 6일부터 8일까지는 소래포구 어시장에서, 8일에는 자유한국당 인천시당 앞에서도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자유한국당 소속 장석현 구청장이 화재 발생 직후 ‘한 달 안에 영업을 재개할 수 있게 도와주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라고 요구했고, ‘대안을 모색하겠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전했다.

캠코와 남동구의 핑퐁게임?

상인들은 지난달 28일 파라솔과 좌판을 치우고 굴삭기 등을 동원에 하수도(배수)시설 공사를 시작했다. 철재구조물 형태의 천막을 짓기 위한 사전 작업이다. 구조물을 만든 후 캠코의 승낙을 받아 ‘임시 시장 개설과 가설건축물(천막) 설치 신고서’를 남동구에 제출할 계획이었다.

캠코는 이에 대한 입장이 무엇인지 밝혀달라고 남동구에 요청했다. 남동구의 입장을 확인한 뒤 상인들에게 토지 사용 승낙 여부를 통보하겠다는 계획이었다.

남동구는 관련 법규상 가설건축물 설치와 임시 시장 개설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6월 9일 캠코 측에 전달했다.

남동구가 캠코에 보낸 공문의 핵심 내용은 세 가지다. 우선 ‘전통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 14조에 의해 소래포구 어시장은 ‘임시 시장 개설 요건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소래포구 어시장은 등록된 전통(재래)시장이 아니어서 임시 시장 개설 허가 대상이 아니다. 임시 시장 개설은 이미 등록된 전통시장의 노후시설 정비나 천재지변 등에 한해 제한적으로 허용해주는 것으로 관련 법규에 명시돼있다.

다른 핵심 내용은 건축법상 ‘판매시설은 건축법령에서 가설건축물의 허용 용도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과 ‘가설건축물 또는 무허가 건축물은 식품위생법에 의한 영업신고가 불가하다’는 것이다.

대신 남동구는 가설건축물이 아닌, 건축허가를 내 건물을 신축할 수 있게 근본적인 대책을 수립해 시행해줄 것을 캠코 측에 요청했다. 아울러 국유지를 직접 개발ㆍ임대할 수 있게 캠코가 토지 사용권 또는 관리권을 지방자치단체에 이양할 수 있는지를 검토해달라고 했다.

남동구 관계자는 “캠코에서 직접 건축물을 지어 대부하든지, 구에서 국유지를 개발해 임대할 수 있게 토지 사용권(건축물을 지을 수 있는 권리)이나 관리권(대부 계약을 할 수 있는 권리)을 달라는 것이다”라고 한 뒤 “국유재산법상 원칙적으로 캠코가 관리하는 게 맞다. 그런데 기획재정부로부터 별도의 승인을 받아 지자체가 관리할 수 있다는 예외 조항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남동구는 현재 캠코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이에 대해 캠코 인천지역본부 관련 업무 팀장은 <시사인천>과 한 전화통화에서 “법률을 검토한 결과, 우리가 국유지를 개발하는 것과 토지 사용권을 지자체에 이양하는 건 관련법(=국유재산법) 위반이다. 우리가 임의로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한 뒤 “국가 어항으로 지정됐으니 장기적으로 남동구가 관리하는 게 맞다. 그러기 위해선 국유지를 남동구가 매입하는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남동구 관계자는 “캠코에서 토지 사용권과 관련해 기획재정부와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답이 안 온 상태에서 뭐라고 얘기할 수 있는 게 없다. 다만 토지 매입과 관련해선 비용이 엄청나서 현재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협의체 만들어 현명한 답 찾기 노력해야

가설건축물 설치에 대해 캠코 측에 질의한 소래포구발전협의회 관계자는 “아직 캠코 측으로부터 공식적인 답변을 받은 바 없다. 합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여러 방면으로 문제해결을 위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협의회에선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법적으로 풀려한다. 그러나 3개월 이상 제대로 장사를 못하고 기다리는 데 한계를 느낀 상인들이 어떤 돌발적인 행동을 할지는 모르겠다”고 걱정하기도 했다.

임순애 남동구의회 의장은 <시사인천>과 한 전화통화에서 “구에서 캠코에 협조 요청 공문을 보낸 걸로 알고 있다. 다음 주에 답변이 오면 그걸 보고 판단해야할 것 같다”고 한 뒤 “이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 상인들의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게 구청장과 방법을 모색해나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정석 남동평화복지연대 사무국장은 “화재가 난 직후 유력 대선주자와 인천시장이 현장을 방문해 빠른 복구를 약속했다. 믿고 기다렸던 상인들 처지에선 남동구가 불법 영업을 허용하지 않겠다고만 하니 거리에 나설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라며 “캠코와 남동구, 상인회, 시민단체 등이 협의체를 만들어 현명한 답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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